완료 기준 세우기
무엇을 만들 것인가
완료 기준 세우기
무엇을 만들 것인가 > 무엇을 만들 것인가
- 완료 기준이 왜 시작 전에 필요한지 안다
- 검증 가능한 기준과 그렇지 않은 기준을 가른다
완료 판정
만들다 보면 어디까지 왔는지 흐려집니다. 화면은 그럴듯하게 나오고 표에 값도 채워졌는데 정말 맞게 도는지는 확신이 없습니다. 이때 AI에게 "다 된 건가요"라고 물으면 대개 됐다고 합니다. 물어본 사람이 원하는 답을 주는 쪽으로 기울기 때문입니다. 그 대답을 믿고 넘어가면 시연 자리에서 틀린 값이 나옵니다.
그래서 완료 기준은 만들기 전에 적습니다. 그리고 다 만든 뒤 그 목록을 하나씩 짚어 스스로 판정합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수정을 몇 번 반복해도 길을 잃지 않습니다. 고칠 때마다 목록을 다시 훑으면 되고, 목록이 다 통과하면 안 깨진 것입니다. 반복해서 고칠 수 있는 개발의 안전장치가 여기서 나옵니다.
검증 가능하게 적는다
"잘 동작한다"는 기준이 아닙니다. 무엇을 넣었을 때 무엇이 나와야 하는지 숫자로 적혀야 합니다. 오늘 쓸 샘플 데이터로 예를 들면 이렇게 적습니다.
파일을 넣으면 전체 서른 건이 표에 들어오고, 그중 정상 스물다섯, 주의 둘, 이상치 하나, 오염 의심 둘로 갈린다. 새로고침해도 저장한 내용이 남아 있다. 배포한 주소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 이렇게 적어두면 확인이 판단이 아니라 대조가 됩니다. 세어보면 되니까요.
숫자가 어긋나면 어디가 틀렸는지도 좁혀집니다. 서른 건이 스물여덟 건으로 들어왔다면 파일을 읽는 단계가 문제이고, 서른 건은 맞는데 판정 분포가 다르면 규칙이 문제입니다. 기준이 뭉뚱그려져 있으면 이 구분이 안 됩니다.
경계에 걸리는 값
기준을 잘 지키는 데이터만으로는 도구가 맞게 도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애매한 값을 일부러 섞어두고 그것이 어떻게 판정되는지를 기준에 적어야 합니다.
오늘 샘플에는 그런 자리가 셋 있습니다. 첫째는 W01 관정의 2026년 1월 10일 행으로, 용존산소가 25로 찍혀 있습니다. 이 값은 자연 상태에서 나올 수 없어 측정 자체를 의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염이 아니라 이상치로 잡혀야 합니다. 둘째는 W03 관정의 3월 10일 행으로 전기전도도가 2,150입니다. 오염 기준은 넘지 않지만 경계를 넘어섰으니 주의로 표시되어야 합니다.
셋째가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입니다. W02 관정에서 총석유계탄화수소가 320으로 찍힌 행이 있습니다. 오염 기준 500을 넘지 않아 얼핏 정상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행의 용존산소가 1.8이라 주의로 잡힙니다. 이 한 줄이 실은 이 과정이 하려는 이야기입니다.
W02 관정의 넉 달
W02 관정을 넉 달치로 늘어놓고 보면 흐름이 보입니다. 총석유계탄화수소는 0에서 320, 850, 1,200으로 오릅니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용존산소가 4점대에서 0.9로 떨어지고, 산화환원전위가 양수에서 음수로 돌아서고, 전기전도도가 352에서 780으로 오릅니다. 오염 물질이 기준을 넘기 전에 주변 환경이 먼저 바뀌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염 패턴을 읽는 방법입니다. 총석유계탄화수소만 보고 있으면 500을 넘는 순간에야 알아차리지만, 용존산소와 산화환원전위를 함께 보면 그보다 한 분기 앞서 신호를 잡습니다. 완료 기준에 320인 행을 명시해두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나중에 규칙을 손보다 이 성질이 깨져도 바로 알아차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