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문서가 답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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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MEA가 무엇을 재는 문서인지 이해한다
- 8D 보고서에서 D3와 D5를 구분한다
- 두 문서가 그래프로 옮겨질 때 무엇이 노드가 되는지 안다
이미 쓰고 있는 문서를 다시 본다
지식그래프에 넣을 지식을 어디서 구할지 물으면 대개 매뉴얼이나 위키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제조 현장에서 인과관계가 가장 촘촘하게 적힌 문서는 따로 있습니다. 품질팀 책상 위에 있는 것들입니다.
FMEA와 8D는 이미 "무엇이 무엇 때문에 생기는가"를 적어둔 문서입니다. 사람이 읽으라고 만든 형식이라 표와 서술이 섞여 있을 뿐, 담긴 내용은 그대로 인과 사슬입니다. 새로 지식을 만들 필요 없이 있는 것을 옮기면 되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FMEA — 나기 전에 따져둔 것
FMEA(Failure Mode and Effects Analysis)는 어떤 고장이 일어날 수 있고 그것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미리 따져 적은 문서입니다. 항목마다 세 가지를 매깁니다. 그 고장이 얼마나 심각한지(심각도),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발생도), 일어났을 때 얼마나 잘 잡아내는지(검출도)입니다.
셋을 곱한 값을 흔히 RPN이라 부르고, 이 값이 큰 순서대로 손을 씁니다. 다만 곱셈이라는 점이 함정이기도 합니다. 심각도가 아주 높은데 발생도가 낮으면 곱한 값은 작게 나오는데, 실제로는 한 번이라도 일어나면 안 되는 항목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RPN 대신 심각도를 우선 보는 방식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있습니다.
FMEA를 그래프로 옮기면 고장 유형이 노드가 되고, 원인과 영향이 각각 관계로 이어집니다. 앞에서 본 CAUSED_BY가 바로 이 관계입니다. 문서에서는 한 행이었던 것이 그래프에서는 여러 노드를 잇는 선이 됩니다.
8D — 나고 나서 밝힌 것
8D는 문제가 실제로 터졌을 때 여덟 단계로 대응한 기록입니다. 팀을 꾸리고, 문제를 정의하고, 임시 조치를 하고, 근본 원인을 밝히고, 영구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고, 재발을 막고, 마무리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세 번째 단계와 다섯 번째 단계의 차이입니다. D3는 지금 흐르는 피를 멈추는 임시 조치이고, D5는 다시 나지 않게 만드는 영구 대책입니다. 잘 쓴 8D는 이 둘이 분명히 구분되지만, 급하게 쓴 8D는 임시 조치를 영구 대책 칸에 그대로 옮겨 적습니다. "전수 검사를 강화했다"가 영구 대책 칸에 있으면 그 문제는 아직 안 끝난 것입니다.
8D를 그래프로 옮기면 문제와 근본 원인이 이어지고, 원인에서 대책으로 다시 이어집니다. 여러 건이 쌓이면 같은 원인이 반복되는 자리가 드러납니다. 문서 하나만 볼 때는 보이지 않던 것입니다.
옮길 때 잃지 말아야 할 것
두 문서를 그래프로 옮기면서 자주 잃는 것이 근거입니다. "베어링 마모가 진동 이상을 일으킨다"는 관계만 남기고 그것이 어느 문서 어느 항목에서 왔는지를 버리면, 나중에 그 관계가 맞는지 확인할 방법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관계마다 출처를 함께 담습니다. 뒤에서 다룰 근거 있는 답변이 가능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답을 만들 때가 아니라 지식을 담을 때 이미 출처가 붙어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