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율과 불량, 그리고 돈
현장의 언어와 돈
수율과 불량, 그리고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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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율이 떨어지는 세 경로를 구분한다
- 품질 비용(COPQ)이 어디서 발생하는지 설명한다
- 사내 시스템이 끊기는 자리를 지도로 그릴 수 있다
수율은 하나의 숫자가 아니다
수율은 투입 대비 양품 비율입니다. 정의는 한 줄이지만, 수율이 떨어졌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 무엇을 봐야 하는지는 한 줄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같은 5% 하락이라도 원인에 따라 손을 대야 할 곳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수율이 깎이는 경로는 크게 셋입니다. 첫째는 공정 자체에서 나오는 불량입니다. 설비 조건이 흔들리거나 재료가 규격을 벗어나면 만드는 과정에서 이미 불량이 생깁니다. 둘째는 검사에서 걸러지는 몫입니다. 만들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판정 기준이 바뀌거나 검사가 엄해지면 이 숫자가 움직입니다. 셋째는 후공정이나 출하 뒤에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 경우가 가장 비쌉니다.
세 경로를 구분하지 않고 수율 하나만 보면, 검사 기준을 조금 느슨하게 해서 숫자를 좋게 만드는 일이 벌어집니다. 지표는 나아지지만 문제는 고객에게 옮겨간 것뿐입니다.
품질에 드는 돈 — COPQ
품질 비용(Cost of Poor Quality)은 품질이 나빠서 생기는 비용을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폐기와 재작업처럼 눈에 보이는 것만 세면 실제 크기의 일부만 잡힙니다.
여기에 잡히지 않는 몫이 큽니다. 불량 때문에 라인을 세운 시간, 원인을 찾느라 여러 부서가 회의한 시간, 재검사에 들어간 인력, 납기가 밀려 물어준 비용, 그리고 고객이 다음 발주를 다른 곳에 준 몫까지가 모두 여기 들어갑니다. 뒤로 갈수록 계산하기 어렵고, 계산하기 어려운 만큼 보고서에서 빠집니다.
이 값을 가늠해두는 이유는 개선의 크기를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불량률을 1% 낮췄다"는 말은 공장 밖에서 잘 통하지 않지만, 그것이 얼마의 비용을 줄였는지로 바꾸면 투자 판단의 언어가 됩니다.
시스템 지도 — 데이터가 끊기는 자리
지금까지 말한 것들은 이미 어딘가에 기록돼 있습니다. 문제는 한곳에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생산 실적은 MES에, 자재와 원가는 ERP에, 검사 결과와 부적합 이력은 QMS에, 설비 센서값은 SCADA에 쌓입니다. 각 시스템은 자기 안에서는 완결돼 있지만 서로를 모릅니다. 같은 설비를 MES는 설비 코드로, SCADA는 태그 이름으로 부릅니다. 같은 제품을 ERP는 품번으로, QMS는 도면 번호로 부릅니다.
그래서 지식그래프를 만들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우리 공장의 데이터가 어디에 있고 어디서 끊기는지 한 장으로 그리는 것입니다. 시스템을 네모로, 데이터가 오가는 길을 화살표로 그리고, 화살표가 없는 자리에 표시를 합니다. 그 표시가 곧 지금 사람이 엑셀로 메우고 있는 자리이고, 그래프가 이어야 할 자리입니다.
외주 공정이 있다면 그 구간이 가장 흔한 단절 지점입니다.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대개 종이나 메일로 오고, 그것을 다시 시스템에 옮겨 적는 사람이 있습니다. 추적이 거기서 끊깁니다.